<ZDNET 김준경 대표 인터뷰> 국내 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2주 만에 1억원의 판매고를 올린 아이디어 상품이 있다. 바로 남성들의 고환을 차갑고 깨끗하게 만드는 ‘스노볼’(Snowball)이 그 주인공이다. 김준경 팀스노볼 총괄은 “나도 혹시 난임이면 어쩌지” 하는 걱정에서 스노볼을 구상하게 됐다. 나에게 필요한 제품을 잘 개발하고 진정성 있게 알린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창업 아이템을 정한 것이다. 스노볼은 신체 부위 중 열이 오르는 곳에 뿌리는 일종의 데오드란트다. 앉아서 일하는 남성 직장인들의 고환뿐 아니라, 스트레스 때문에 열이 오르는 뒷목이나 두피, 땀 때문에 냄새 나고 가려운 발가락이나 겨드랑이에 뿌리는 제품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스노볼스프레이를 뿌리면 약 30분 간 시원한 느낌이 유지되며 살균과 피부 진정 효과를 볼 수 있다. 주요 성분은 천연추출물을 사용했으며 임상 실험을 거쳤다. 사용된 성분의 대부분은 화장품 부문의 안정성 인증프로그램인 EWG에서 그린 등급을 받았다. 단, 소량 함유된 향료 성분만 그린 등급을 받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은 구매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했다. 다른 화장품과 비교했을 때 성분에 자신 있다는 뜻이다. “정자의 건강은 온도에 가장 큰 요인을 받는다고 해요. 고환의 온도가 적정 온도에서 1도 오르면 정자 활동이 40%나 감소한다는 연구도 있고요. 저도 아기를 가져야 하는데 혹시 난임이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관련 제품을 찾았는데 딱히 없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천연추출물을 사용해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그 결과물이 스노볼입니다.” 김준경 총괄이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학을 졸업해 외국계 컨설팅 회사인 올리버 와이만에 4년 넘게 근무한 그는 남의 것이 아닌 내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에듀테크 회사인 에스티유니타스에서 신사업 개발을 약 1년 동안 한 뒤, 창업 수순을 밟았다. 그 때 티몬의 의장이자 더안코어컴퍼니 수장인 신현성 대표를 만나 창업의 꿈을 본격 펼치게 됐다. 현재는 더안코어컴퍼니에 소속돼 있지만, 조만간 별도 법인으로 독립할 예정이다. 더안코어컴퍼니는 티몬의 창업자 신현성 의장과 피키케스트 창업자 최준용 대표 중심으로 연쇄창업가들이 모여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스타트업 스튜디오다. 김 총괄은 현재 스노볼 제품 하나만 선보였지만, 앞으로 ‘남성 라이프스타일 토탈 솔루션 회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남성들이 화장품 시장에서 그 동안 호구 취급을 받아왔는데, 남성들이 불편을 느꼈던 모든 것들을 해결해주는 제품들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기성 화장품의 원가는 정가의 10% 미만이에요. 상대적으로 스노볼은 원가 비율이 굉장히 높아요. 남성 전용 화장품의 경우 여성 화장품에서 좋은 성분을 몇 개 빼고, 별로 좋지 않은 성분을 추가해서 포장만 바꿔 출시하는 경우가 많죠. 성분 등급을 보면 여성들은 절대 사지 않는 성분들이 들어있는 제품도 많고요. 사실 남성들이 호구인거죠. 남성들도 나이가 들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문제들이 있거든요. 대머리, 무좀, 냄새, 코털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겪죠. 잘 몰랐지만 불편했던 것들을 해결해주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남자용 올리브영이 되고 싶습니다.” 팀스노볼은 이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매한 제품 7천개를 이제 막 발송 중이다. 2천 명이 넘는 참여자들이 평균 3개 이상의 제품을 구매했다. 지난해에도 스노볼 이전 버전을 2천500개 정도 판매했는데, 이에 비해 3배가 넘는 제품이 판매된 것이다. 이 같은 성과 덕분에 수출 문의도 많이 받았고, 실제로 날씨가 무더운 동남아 국가 수출도 고려 중이다. 다음 달 초부터는 자사몰을 통해서도 판매할 예정이며, 다양한 온라인 쇼핑몰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남성들이 당당했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남성들이 알고 있었던, 혹은 몰랐던 불편 요소를 빨리 캐치하고 제품을 내는 회사가 목표입니다. 이제 남성들도 지갑을 열기 시작했거든요.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남성들도 소비에 있어 자기 권리를 잘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대기업들이 따라할 수 있겠지만, 스타트업답게 빠르게 움직이고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해 저희만의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입니다. 자신 있게 지인, 가족들에게 권할 수 있는 저희만의 제품을 만들겠습니다.” -백봉삼 기자 (요즘 가장 ‘핫’한 인터넷/전자상거래/스타트업을 취재합니다.) 출처: http://www.zdnet.co.kr/view/?no=20190426160244